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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5주년 기념 성평등 국가 포럼 '남녀동수가 답이다'
성평등은 보편적 가치...이제는 젠더 민주주의로
“프랑스, 동수 내각은 법률 통한 평등 이루기 위한 효과적 수단”
“독일, 정당의 자발적 여성할당제 도입으로 여성 정치참여 추동”
“스웨덴, 실질적 권력처에 여성 등용… 동수만큼 동질 중요”

 

<성평등 국가로 가는 7대 과제>

1. 정치권의 강력한 의지

2. 여성 정치리더 양성

3. 남녀동수제도 마련

4. 젠더복지제도 구축

5. 여성 유권자 의식 개혁

6. 정치인들의 책임성 확보

7. 여성정책총괄기구 위상 강화

 

조혜영(이하 직함 생략)=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 시대가 열렸지만 이 정부가 성평등 국가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지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내년 지방자치선거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여성정치세력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지금 성평등 국가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오늘 포럼을 통해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김은경 원장의 프랑스 동수 내각, 김은주 소장의 독일의 여성정책,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의 양성평등 정치에 대해 각국의 구체적 사례 발제 후 신필균 대표의 ‘성평등 국가와 복지국가’, 김형준 교수의 ‘성평등 국가와 민주주의’에 대해 말씀을 듣고 한국이 성평등 국가로 가기 위한 지도를 그려보는 자리를 갖도록 하겠다. 먼저 김은경 원장이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동수 내각에 대해 발제해달라.

 

프랑스 동수 내각 있기까지

 

김은경=1997년 프랑스의 여성정치참여비율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3년 현재 프랑스 하원 여성 비율은 26.9%, 대한민국은 15%로 각 분야 여성 참여 수준을 비롯해 성평등 수준이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에서 1982년 할당제가 위헌 판결을 받은 후 여성 정치참여에 대한 위기가 커졌고, 전 사회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할당제를 포기하고 ‘평등’이라는 공화국의 보편적 가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도구적 개념으로 ‘동수’가 등장했고, 선출 공직에 남녀의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는 1999년 헌법 개정과 2000년 관련법 개정이 이뤄졌다.

2012년 대통령 선거 결과, 사회당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취임과 함께 남성 장관 19명, 여성 장관 18명으로 공화국 최초의 동수 내각이 구성됐고 20년 만에 독립된 여성권리 부서가 부활 설치됐다. 동수 내각은 한 국가 공동체 경영은 남성과 여성이 같이 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에서 출발한 것으로 동수 내각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다.

그래서 동수 내각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하고 있느냐는 정말 중요하다. 동수 내각은 모든 분야에서 성평등을 이루기 위한 최초의 기본법인 ‘남녀평등기본법’을 올해 1월 제출했고 현재 상원 심의를 통과했다. 이 법은 원칙과 영역에 있어 중앙, 지방, 각 급 공공기관 등 모든 수준의 부처를 가로지르는 통합적 접근을 통해 마련한 구체적 방법과 정책을 담아냈다. 그 과정에서 부처 간 협의체가 구성됐고, 관련 주제에 대한 실질적 대안과 해결 방안이 협의를 거쳐 제안된 것이다.

성평등기본법 제출은 전적으로 남녀 동수 내각의 성과로 평가된다. 즉, 성평등을 정부 업무의 핵심으로 고려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다. 가사노동과 기업에서의 여성 노동, 여성 대표성에 이르기까지 프랑스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률이 필요했고, 이러한 법률을 통한 평등을 이루기 위해 효과적 수단이 동수 내각인 것이다.

동수법, 동수 내각 등 동수 원칙의 확대 실현은 여성차별주의자나 성혐오주의자들과의 소모적 논쟁을 정의와 민주주의, 평등을 전제로 한 경제성장 등의 틀로 바꾼 역사적 전환의 의미를 지닌다. 논의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옮겨놓은 것이 남녀동수운동과 관련한 제도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프랑스의 모습과 비교했을 때 여성 장관이 단 2명밖에 없는 한국의 상황에서 성평등은 요원한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도 여성 대통령을 맞이한 이 시대에 성평등이 주요 국정 과제가 돼야 하지 않겠는가. 여성가족부의 행보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여성문제를) 앞뒤, 혹은 원인과 결과의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남녀가 평등한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까 하는 부처 차원의 고민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외부 상처를 치료하는 응급조치 수준의 대처는 시간과 예산 낭비일 뿐, 정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내 병을 치료해야 한다. 폭력이나 불평등은 여성의 낮은 지위에서 비롯된 고질적 문제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조혜영=동수 내각 구성과 성평등의 문제는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는 정의의 문제라는 굉장히 중요한 지점을 짚어주셨다. 이어서 김은주 소장님의 독일 사례를 들어보겠다.

 

독일 정당이 앞장서다

김은주=이번 독일 연방의회 선거의 핫 이슈는 앙겔라 메르켈 여성 총리의 3선 연임 성공이었다. 앙겔라 메르켈은 ‘동독 출신’과 ‘여성’이라는 두 가지 장벽을 뛰어넘었다. 독일 내에서는 무티(Mutti․엄마)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원전 폐쇄와 복지 확대 등을 과감하게 추진해 실용주의적 정책을 견지하는 따뜻한 보수로 인식되고, 유럽연합 내에서는 프라우 나인(Frau Nein․여성이 아님)으로 불리며 남유럽의 긴축재정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독일 총리로 인식되고 있다.

2013년 독일 연방의회 선거 결과에서 여성 당선자 비율은 36.3%, 630명 중 229명으로 2009년 32.8%에 비해 연방의회 여성 의원 수가 증가했다. 독일의 여성 정치참여는 정당의 자발적 여성할당제의 도입으로 추동되고 있다. 1986년 녹색당이 여성할당제(50%)를 도입하면서 1988년 사민당(40%), 1998년 기민당(30%), 2007년 좌파당(50%)이 할당제를 도입했다.

정당민주주의가 잘 발달된 독일에서 정당은 여성정치 세력화의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여성할당제를 정당이 적극 개입해 거의 강제적 수준에서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 정치참여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남녀동수운동은 프랑스만의 여성운동이 아니라 북유럽 전체의 운동이었다. 독일을 비롯한 스웨덴, 프랑스 등 선진 민주국가들의 공통분모는 ‘동수를 통한 평등(equity by parity)’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자가 될 동등한 권리’인 동수와 50%는 여성이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시혜적 차원의 배려가 아니라 모든 인간은 여성이거나 남성이라는 사실을 반영한 당연한 권리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초공천 폐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우리도 선출직에서 남녀 동수를 실현하기 위한 법과 제도 개선을 요구해보자. 기초의회는 생활 밀착형 이슈 중심이고 그곳에서 여성이 갖고 있는 전문성과 참여는 굉장히 중요하다. 따라서 여성의 대표성 제고에 유리한 정당공천과 여성할당제, 비례대표제의 폐지로 야기될 수 있는 여성 참여의 위축은 지방자치 발전의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여성의 대표성 제고는 단순히 여성의 권익 향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자치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 여성의 참여 확대를 위한 강력한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여성할당제 강화가 아닌 대표자가 될 동등한 권리 보장인 남녀 동수 실현을 위한 법․제도 개혁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성평등은 여성적 가치가 아닌 보편적 가치로서 남녀노소 모두가 추구하고 실천하도록 하는 새로운 운동, 남녀동수운동이 필요하다. 정당 공천이 유지된다면 남녀 동수 공천제를 주장하고 정당공천이 폐지되거나 유예된다면 남녀 동수 동반 선출제를 제도 개혁을 통해 주장하는 남녀동수운동의 서막을 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조혜영=스웨덴 취재 때 성평등부 관계자에게 부처 간 합의가 잘 되느냐 질문했더니 성평등부가 모든 부처의 위에 있다는 답변을 하더라. 여성부 장관이 다른 부처 장관을 한 자리에 모을 수도 없는 우리의 상황을 부끄럽게 하는 답변이었다. 다음으로는 스웨덴에서 정책 실현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최연혁 교수의 말씀을 듣도록 하겠다.

 

스웨덴 ‘바르안난 다메르나스(두 명당 한 명꼴로 여성을)’

 

최연혁=2000년대 스웨덴 의회에서 여성 의원 비율은 세계에서 최고 수준인 평균 47%에 이른다. 여성 장관의 비율은 1990년대 중반 이후 22명의 장관 중 11명으로 50%를 차지해 왔다. 구색을 갖추기 위해 상징적 의미로 여성 장관 비율을 높인 것이 아니라 중요 정책분야인 외교, 통상, 법무, 사회복지 분야에 지속적으로 여성 장관을 임명했다. 중앙정치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에서도 여성의 역할은 두드러지는데 광역자치의회의 여성 비율은 47.5%, 기초자치의회에서도 42%로 높은 수준이다.

스웨덴의 양성평등정치는 소위 ‘두 명당 한 명꼴로 여성을’이라는 뜻의 ‘바르안난 다메르나스(Varannan damernas)’로 대표된다. 이는 스웨덴 양성평등 정책의 상징으로 1990년대 들어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양성평등 국가를 지향하기 위한 국가 목표로 자리잡은 후 현재까지 스웨덴의 모든 정책 분야에 필수로 적용되고 있다.

어느 나라든 처음부터 평등을 구현하거나 남성 위주의 사회구조가 하루아침에 바뀐 나라는 없을 것이다. 대부분 제도화를 통해 바뀐다. 결정적으로 스웨덴이 남성 위주의 정치에서 동수의 혹은 정치권력 분점 형태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정당과 관료들, 그리고 연구자들이 성평등에 대한 심각성과 필요성을 함께 느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역시 정당의 역할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다.

그리고 남녀 동수가 어떤 해답이기 이전에 질적인, 실질적인 권력 동참 혹은 배분, 분담이 더 중요하다. 스웨덴 혹은 북유럽에서 정치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미 청년당원으로서 어릴 때부터 훈련이 된다. 그런 이들이 기초지방자치단체나 광역의회를 통해 올라가거나 사회민주청년동맹(SSU)에서 바로 스카우트돼 5∼6년 의원으로 트레이닝 된 후 바로 장관으로 올라가기도 한다. 그래서 준비되고 실력 있는 여성을 많이 키울 수 있는 등용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정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스웨덴의 변화를 추동하는 구심점 역할은 역시 정당이었다. 실질적인 권력처에 여성을 앉혀 여성에게 권력을 분담했다. 이렇게 동수보다는 동질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이것을 함께 중요한 가치로 봐야 한다. 또 한 가지 권력과 함께 책임을 실질적으로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여성의 권력 나누기와 책임 나누기가 같이 가야 한다.

스웨덴은 더 이상 여성문제를 차별문제가 아닌 사회통합 문제로 본다. 그래서 사회통합부에서 여성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전에 여성 차별, 이민자 차별, 장애인 차별로 보았던 것을 이제 통합해서 전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개인으로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본다.

80년대 말 90년대 초에 양성평등 정책이 주류화로 뿌리를 내리면서 주류화 정책을 통해 장관들이 모든 부처의 정책에 대한 양성평등 평가를 내리게 돼 있다. 그 평가가 그 정권의 성패 여부까지도 결정지을 수 있는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부수상이 여성정책을 직접 챙기라고 했던 것처럼 한국도 여성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키든지 해서 실질적 권한을 줘야 한다.

▲ 일러스트 김성준   ©여성신문

김은경=동질에 대한 논의를 좀 더 해야 할 것 같다. 여성 정치지도자들의 자질론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봐야 한다. 어떤 잣대를 들이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동수를 통한 평등을 이루고자 할 때는 산술적 의미에서 동수다. 그 50% 안에는 무능한 남성도 많은데 왜 여성에게만 그런 능력을 요구하는가.

최연혁=‘수보다는 질’이라는 말씀을 드렸다. 능력이 있건 없건 관계없이 숫자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잘 교육돼 준비된 여성을 투입해야 한다는 말이다. 준비된 여성을 많이 만들고, 정치에 대한 지식과 봉사의 열망을 가진 여성을 많이 확보해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다.

김은경=남성이건 여성이건 정치는 아무나 해선 안 된다. 정치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동수를 만들자는 것이다.

신필균=프랑스의 동수 내각이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라는 얘기는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프랑스가 여기까지 오게 된 원인과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은경=갑작스러운 변화는 아니다. 1982년 할당제 위헌 판결 후 여성계가 충격을 받고 10년 동안 여성 정치인들과 철학자들이 온갖 형태의 집회와 연구, 사회적 논쟁을 거쳐 1999년 헌법 개정을 이뤄냈다. 2000년 이후 동수법이 실행되고 지방의회에 여성들이 동수로 참여하면서 상당한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정당 내부에 있었던 경험의 결과들이다. 그리고 지금 부상되는 여성 지도자들은 이미 20대부터 정치활동을 했던 사람들이지, 갑자기 나타난 사람들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프랑스의 변화는 앞으로 상당히 지속될 것이다.

신필균=헌법을 바꿨기 때문에 그것이 대단히 의미는 있는데 동수는 조직의 이야기지, 일상생활의 이야기는 아니다. 거기에서의 여성문제는 어떻게 될지. 프랑스만큼 여러 분야에서 발전된,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라서 가능한 게 아닌지. 우리가 한 번에 그 모델을 답습하기에는 과정이 필요하다.

김은주=사실 유럽에서는 남녀동수법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여성의 정치참여가 높은 편이 아니었다. 혁신적으로 변화시킨 것이 법제화다. 동수법 등 법제화되면서 높아진 것이다. 선거에 참여하려면 50% 여성 공천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서 여성 참여가 높아졌다.

조혜영=법제화했을 때 성공률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이 수치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법 따로 실천 따로인 우리나라 상황에서 북유럽의 사례가 괴리감을 줘서 씁쓸하다. 신필균 대표의 질문은 강제화하는 것이 얼마나 지속가능할 것인가,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와 생활양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게 아닐까.

복지국가, 여성의 구조적 탈빈곤화

신필균=한국 사회가 성평등 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복지국가를 이루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과연 ‘어떤 복지국가인가’ 하는 점이며 젠더 관점에 의한 사회정책의 내용을 혁신적으로 재편한 복지국가여야만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대표적 복지국가 중심으로 사회정책 내용과 성평등의 관계를 노동시장 정책이 포함된 가족정책 범위에서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부모보험제도’다. 부모 휴가 비용과 육아 서비스 비용 등을 포함해 영유아(0~3세) 1명당 투여되는 총 비용을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 비교하면, 북유럽은 평균 53%(스웨덴 59.4%)로 대륙형 국가들의 평균 비용 22%보다 월등하게 높다. 북유럽의 또 다른 특징은 부성 육아휴가 기간이 6.7주(스웨덴 10주)로 OECD 평균 1.7주에 비해 4배나 길다. 이것은 육아와 가사노동에서 성평등을 유도하는 대목이다.

또 하나의 수단은 세금우대 정책이다. 부부 합산 소득액과 일인 소득자 가족의 소득액이 같을 경우 이인 소득자 가족에게 유리하게 적용하는 것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을 유도하는 성평등 정책이기도 하다.

다음은 여성의 탈빈곤화 문제다. 가족정책이 빈곤율에 미친 영향을 비교해보면, 소득재분배 이전의 빈곤 상태는 국가 간 큰 차이가 없지만 소득재분배 이후 국가 간 빈곤율은 그 차이가 대단히 커진다. 특히 한부모 가족의 빈곤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처분소득을 중심으로 한 스웨덴의 빈곤율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낮고, 더욱이 양부모 가족과 한부모 가족 간 차이가 적다. 여기에서 각 나라가 취하고 있는 가족정책 프로그램의 내용이나 제도의 폭이 계층 간 격차를 어느 정도 축소하는 데 성공했는가를 가늠할 수 있으며 이는 여성의 빈곤화를 예방하는 데 있어 중요한 대목이다. 가족정책 외에 연금제도 또한 노인 여성의 빈곤화를 막을 수 있는 중요한 복지정책이다.

스웨덴은 자녀가 있는, 특히 영유아를 둔 여성과 일반 여성의 고용률 차이가 10%에 그친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을 보면 영유아를 둔 여성의 고용률이 16세 미만의 자녀를 둔 여성은 물론 50세 미만 여성의 평균 고용률보다 확연히 낮다. 출산율이 낮은 국가가 유자녀 여성의 고용률도 낮고, 출산율이 높은 나라는 여성 고용율도 높다. 이는 장기간의 유급 부모휴가와 직장 복귀에 대한 보장, 가족의 수요 욕구에 부응하는 육아서비스와 시설 그리고 조세정책 등이 포함된 ‘이인소득자 모델’의 효과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OECD 국가들이 취하고 있는 사회정책 중 특히 다양한 가족정책과 그 결과에서 본 바와 같이 사회경제적 불평등 수준을 완화할 수 있는 첩경은 여성의 구조적 탈빈곤화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의 고용과 경제활동의 기회를 사회적으로 평등하게 보장해야 한다. 이것이 다른 말로 ‘일과 가정의 양립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 전반적 남녀평등권의 확립과 아울러 여성의 구조적 탈빈곤화가 이뤄진다면 성공적인 성평등 국가를 이룰 수 있다고 하겠다.

조혜영=‘남녀 동수가 답이다’라는 오늘 포럼 주제에서 가치의 문제를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는 취지로 신필균 대표님이 발제해 주셨다. 동수라는 수단을 가지고 어떤 목표로 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제기인 것 같다. 정당정치에 대한 이야기도 중요하고 성평등 국가를 실현할 때 그것이 복지국가와 닿아 있다는 논의까지 나왔다. 정당정치라는 것은 민주주의에 기초하고 있는데 이전 모임에서 성평등 국가로 가기 위한 ‘평등 민주주의’에 대해 논의했다. 이것을 ‘젠더 민주주의’로 바꿔 불러야 하지 않는가 하는 논의까지 나왔었다. 이와 관련해 김형준 교수의 발제를 듣겠다.

김형준=‘성평등 국가로 가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우리가 다 동의하고 있다.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하는 것은 왜 못 가느냐다. 지금 우리가 성평등 국가로 가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여성 정치세력화가 없다는 것과 정치인들이 실질적으로 양성평등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처한 환경은 대체적으로 왜곡돼 있다. 정당은 있는데 기능을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나름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시민단체도 권력화돼 있고 여성단체도 마찬가지다. 실제 활동을 하지만 거기에 목숨을 걸고 결과를 내놓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 선거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정치적 태도를 보면 동력이 돼야 할 여성 유권자들이 한참 뒷전에 있다. 그것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사회정책, 가정정책은 아무 소용이 없다. 여성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 참여가 남성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비정규직 문제는 여성들의 문제인데도 여성들이 정치세력화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을 전체적으로 묶어줄 수 있는 힘을 정치권에서 발휘하지 못한다면 여성학자나 운동권에서 해줘야 하는데 그것도 안 되고 있다.

현재 국회의원들은 자율성과 책임성, 대표성이 거의 상실된 상태다. 그것을 담보해주는 공정성의 문제가 결여된 것이 핵심이다. 국회에 대한 전면적 개혁과 의원들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고 NGO가 본질적 기능을 회복하지 않고는 사상누각이다.

성평등 국가로 가려면 최소한 30년은 걸릴 것이다. 제안하는 것은 이것을 한 번에 하려고 생각하지 말고 가장 먼저 어디를 건드려야 나비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고민하자는 것이다. 저는 그것을 선거제도를 통한 정당의 정상화라고 생각한다. 기초공천 배제, 이런 논의보다는 스웨덴 식으로 소선거구제 폐지시키고 권역별로 비례대표하는 게 나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까지는 여성들의 정치세력화가 잘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의원들의 의식을 바꾸는 것이 최우선이다. 자기가 유권자들과 가까이 있고 여성들에게 잘해야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지난 국회 정책평가에서 1위부터 20위까지 여성 정치인이 8명이 포함됐다. 여성 정치인이 훨씬 적은 상태에서 그만큼의 숫자는 굉장한 결과다. 그런데 다음 선거에서 그 여성들이 다 떨어졌다. 정책과 정치생명이 완전히 별개인 이런 정치 환경에서 누가 가족정책을 펴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외국 사례를 무차별적으로 들여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정치구조를 먼저 고쳐야 한다. 길게 보고 가장 현실적으로 갈 수 있는 장기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2013 여성신문의 약속 - 여성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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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1호 [특집/기획] (2013-10-24)
정리 = 김수희 / 여성신문 기자 (ksh@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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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여성정치지도자 양성교육 작성일 2008-10-10 2010지방선거대비『여성정치지도자 양성교육』운영 경기도, 아주대학교 여성리더십센터(8.27~11.26) 를 통하여 실시 경기도는 여성정치참여 ... 리더십 3529
110 여대생 리더십육성 캠프 작성일 2007-10-11 한신대학교 산업협력단 여대생캠프에 참여하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미래를 계획하는 여성지도자를 만나뵐 수 있었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 리더십 4170
109 인터뷰> '여자야망사전' 출간 전혜성씨 (연합뉴스) 작성일 2007-09-06 인터뷰&gt; '여자야망사전' 출간 전혜성씨 성공하는 여자의 가슴에는 야망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5일 오전 소공동 프레이저플레... 리더십 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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