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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8-10-10

 

 

선진국 ‘독수리 동맹’ 결집…개도국 ‘탈미 리더십’ 속출

둘로 갈린 세계의 리더십


세계의 리더십이 급속히 양분되고 있다. 유럽 등 선진국 계열은 미국과의 ‘독수리동맹’에 회귀하는 바람이 거세다. 반면 남미와 동남아 등에서는 탈미리더십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구축되고 있다. 2007년 대선에서 새 리더십을 선택할 한국에 이같은 세계리더십의 양분현상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특집기사 6~7면

지난해 중반까지 유럽은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하며 세계의 양심을 대변하는 모양새였다. 프랑스와 독일 등이 유럽연합 결성에 힘을 기울이며 이라크전쟁을 견제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반 유럽연합 헌법 표결이 속속 부결된 후 프랑스와 독일의 리더십은 우파에게 넘어갔다. 프랑스는 무슬림 소요사태를 악화시켰던 사르코지 내무장관에게 권력의 무게가 이동했다. 독일은 연말에 우파 메르켈 총리가 집권했다. 그는 부시를 방문해 동맹을 약속했다. 스페인은 이라크 철군 정책을 폈던 로드리게스 총리는 실각 위기에 몰려있다.

반면 부시의 푸들로 모욕당했던 영국 블레어 총리는 노동당 장기집권 기반을 마련했다. ‘일본은 아시아가 아니다’는 탈아론(脫亞論)에 기반한 일본 우파의 고이즈미 리더십은 더욱 강경해졌다.

우파·보수주의·신자유주의·엘리트주의를 공통점으로 하는 미국중심의 ‘독수리동맹’이 이른바 선진국계열에 정립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남미에서 분 탈미좌파리더십도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냉전이 해체된 후 미국의 세계리더십을 거부하는 국가의 출현은 당분간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 2년전부터 탈미바람을 부추길 때만해도 개별국가 사례로 치부됐다.

그러나 지금 남미는 거대한 탈미벨트로 변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이 틈새를 더욱 벌리는 역할을 맡았다. 연초에 칠레의 바첼렛, 볼리비아의 모랄레스가 잇따라 등장해 이제 멕시코까지 좌파집권을 내다보게 됐다.

동남아권 리더십은 반미가 아니다. 다만 미국일방주의를 견제하는데 중국을 끌어들여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한 지도자들이 많다. 마하티르의 뒤를 이은 말레이시아 압둘라 수상은 합리적 리더로 꼽힌다.

탈미리더십은 ‘미래의 가상대국’ 중국을 믿는다. 정작 중국은 미국과 ‘협력적 조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탈미국가들은 중국을 비빌 언덕으로 삼는다.

세종리더십개발원 김은경 원장은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세계를 통합할 비전보다는 자국이익을 극대화하는 ‘편한 방식’을 찾으면서 세계리더십이 양분화됐다”고 분석했다. 부시 집권 후 미국의 에너지 확보를 위한 이기심이 노골화되면서 다른 선진국도 결국 자국의 성장을 위한 리더십만 모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리더십 전문가인 배기찬 국회의장 정책비서관은 “탈미국가들은 미국이 정치군사적으로는 더 이상 세계를 편가르기하기 힘들다는 국제정세를 간파하고 경제적 시장탈출구인 중국에 의지해 과감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냉전시대는 이념을 내세운 정치군사적 대결구조였기 때문에 미국이 탈미·반미국가 지도자를 제거하는 공작이 저질러졌다. 그러나 지금은 테러나 마약 등 몇몇 국제규범을 어긴 범죄행위만 피한다면 미국이 반미국가라고 해서 정치공작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번지는 탈미리더십은 경제문제에 뿌리를 두고 있고, 자원의 자주화를 추구하는 경제적 탈미라는 특성을 띠고 있다.

2007년 한국의 새 리더십 선택은 세계리더십의 흐름과 무관할 수 없다. 1997년 김대중 후보는 국제사회의 보수화 경향을 근거로 중도보수 이미지를 대선전략에 활용한 바 있다. 2002년 대선 때는 ‘자주적인 리더십’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바람이 노무현 후보 당선에 기여했다.

정부의 고위 국제정세 분석관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관계가 미치는 영향을 정책에 반영하려는 한국사회의 뉴라이트 또는 뉴레프트 운동은 박빙의 대선에서 승패를 좌우할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일신문 2006-01-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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